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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출장 |산중(山中)도시 바귀오-Baguio City

미혹&Nomad 2017. 11. 6. 18:06

 필리핀 출장 |산중(山中)도시 바귀오-Baguio City 


10월 중순부터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10월 22일 부터 28일 까지 필리핀 출장을 다녀왔고, 10월 31일 11월 1일은 전라도 나주로 출장 그리고 11월 2일부터 어제 11월 5일까지 중국 상해 출장을 다녀왔다.


엇그제 중국 출장 시 콜롬비아 사람들과 미팅시에는 영어와 중국어와 한국어가 막 썩여서 나오는 지경이다.


콜롬비아 사람과는 영어로, 중국 직원들과는 중국어로, 한국 사람들과는 한국어로 그리고 콜롬비아 사람들을 위해 고용한 통역 아르바이트 친구들한테는 세가지 언어가 막 튀어 나오는 희한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콜롬비아 사람들은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영어는 나보다도 못한다. 거의 인사밖에 못한다고 보면면 된다. 그러다 보니 통역 친구들과 스페인어로 얘기하고 중국어로 통역해 주면 간단히 한국어로 메모하는 식인데 그 기분이 오묘했다.

보통은 어딜가도 영어나 중국어를 사용하니 저희들끼리 얘기하는 것을 다는 몰라도 농담하는지 업무얘기 하는지는 알아들었는데 스페인어는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썩 좋은 기분은 아니다. 왠지 바보가 된 것 같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무력감이었다. 




1) 

필리핀 출장은 6박 7일 간의 고객사 방문 Road Show 였다. 


10월 22일 새벽 마닐라 도착후 23일부터 북쪽으로 이동.

첫번째 도시 투바오(Tubao)에서 바기오(Baguio), 다구판(Dagupan), 앙헬레스(Angeles), 클락(Clark) 다시 마닐라를 지나 남쪽 바탕가스(Batangas) 까지 그리고 다시 마닐라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8개 업체를 방문했다.



영업 출장 일정이라는게 여행과는 달라서 도시를 돌아볼 여유 따위는 없다.

아침에 일어나서 다음 고객사로 이동, 미팅, 그리고 저녁 술자리. 어딘지도 모를 곳에서 정신없이 숙박. 또 다음날 아침에 고객사로 이동.... 매일 매일이 같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특별한 것은 언제나 항.상. 눈에 띄기 마련.

투바오에서 바기오 시로 이동하는 길이 그랬다.

아무런 차이도 없던 무더운 필리핀의 어느곳에서 갑자기 산길로 오르더니 무지막지한 꼬부랑길을 돌고 돌고 또 돌아서 산꼭대기로 오르는 것이었다.



2)

어두운 산길을 두어시간 올라서 도착한 필리핀의 서늘한 도시 바기오(Baguio).


해발 1,500M에 있는 산중(山中)도시이다.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250KM 거리에 있고 연평균 기온이 18도로 사시사철 여름인 필리핀에서 꽤나 시원한 도시이다. 

역사적으로 미국이 필리핀을 점령하고 있던 때 서늘하고 쾌적한 이곳을 여름철 수도로 정하기로 하고 많은 호텔등을 지어 피서지로 개발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도착한 도심지는 자동차 매연에 공기질이 '아주 나쁨'이었으며, 특히나 도시 전체에서 '금연'을 강하게 시행하고 있는지라 나에겐 "아주 나쁜" 도시였다.


번햄(Burnhum)호 근처에서 저녁식사 자리에서 마신 'Red Hors'가 독했다던가, 숙취를 안고 아침 눈뜨자 마자 출발전까지 작업해야했던 PPT 수정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고 싶지 않지만, 노트북 작업을 하며 피우던 담배로 벌금 500페소를 냈다. (담배를 다시 끊어야 할까보다)


(산중 도시 Baguio, 11월 23일 내려오는 길에서)


(휴대폰 파노라마 샷)


(높은 곳에서 보면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오는 도시처럼 보이지 않을까...)

 

이 사진을 찍었던 곳에는 관광상품 판매점이 많았다.

팔찌, 목걸이 등의 수공예품과 탁자, 의자 등 나무를 깍아 만든 목공예품 그리고 열매를 말린 특산품 등.

여행길이었다면, 시간이 좀 있었다면 멋진 것들을 좀 고를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 곳 바귀오(Baguio)의 인구는 35만 명, 그러나 매년 2월 말에 열리는 꽃축제에는 200만 명이 몰려든다고 한다. 

이 구불구불한 산길이 아마도 방문차량으로 꽉 들어차 주차장이 될 것이다.


과연 그만큼의 인구가 묵을 숙소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안그래도 나쁜 공기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까하는 괜한 오지랖 넗은 걱정이 인다.   


언젠가 차량을 렌트 해서 굽이 굽이에 있는 사자락에서 떨어지는 폭포에 손담그고, 계곡을 걷고 그렇게 천천히 천천히 올라서 더 천천히 도시를 구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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