迷惑 & Nomad

그럴 때 있으시죠?_김제동 본문

迷惑/버킷리스트 Bucket List

그럴 때 있으시죠?_김제동

미혹&Nomad 2017. 5. 27. 20:02

어느날 와이프가 인터넷으로 구매한 책이다. 김제동의 '그럴 때 있으시죠?'.

와이프는 김제동을 좋아한다. 재미있다고 한다. 말도 재미있게 하고, 종종 멋있는 말도 한다고, 심지어 그가 진행하는 "톡투유"에도 가보고 싶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책을 구매한 것이다. 종종 읽는 것을 보긴 했는데 다 읽은지는 모르겠다.


내가 가진 그의 야사 한 가지를 소개 한다.

이전 직장 동료가 대학교때 행사 사회자로 섭외한 김제동과의 일화를 자랑삼아 얘기한 내용이다. 

그가 대구 어느 대학교의 단과 학생회장이었던 시절, 대구에서 레크레이션 강사로 활동하던 김제동을 섭외하게 되었고 어쩌다 함께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는데, 둘 다 술을 엄청 많이 잘 먹다 보니 그 술자리가 2박 3일 동안 이어졌다는 자랑이다.


물론 티비등을 통해 들은 김제동은 유명한 술꾼인 것 같고, 직장 동료 역시 40대인 지금도 소주 세병씩은 거뜬히 마시고 다니니 둘 다 술을 잘 마신다는 부분은 믿어도 좋을 것 같다. 

여튼, 그 둘은 새벽까지 술을 마셨고, 사우나를 다녀와서 아침을 먹다가 해장술을 마셨는데 그 자리가 길어져서 다시 새벾까지... 그렇게 2박 3일을 마시는 동안 김제동은 술이 올라 간혹 쌍스러운 소리도 하고, 약간의 허세도 보이고, 여자 얘기도 많이 했단다. 시퍼런 20대 청춘이였으니 당연하지 않겠나. 



하지만, 그가 기억하는 김제동은 새벽 술자리에서도 재미 있는 얘기를 들으면 바로바로 메모 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사회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 당시에도 본인의 뚜렸한 목적의식이 있었던 듯 보였다고. 


나는 그의 말 중 "당신의 결정을 존중합니다. 그 결정이 어떤 것이건 간에, 그 결정을 위해 가장 많이 가장 격렬하게 고민한 사람은 바로 당신일 것이기 때문입니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누가 가장 먼저 한 말인지 모르지만 난 그를 통해서 들었으니 김제동의 말이라고 하겠다. 



항상 타인의 나와 다른 선택을, 나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판단되는 결정을 참기 어려워했었다. 내가 겪어보아서, 겪어서 힘들어 한 사람을 보아서 그 선택은 잘못된 거라고 웅변하고 싶어했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경계는 그의 고민을 들어주고, 나의 의견을 얘기해주는 것 까지, 그리고 그의 선택을 기다리고 응원해 주는 것 까지일 것이다. 설혹 그 당사자가 나의 딸이라 할지라도.


그에겐 그만큼의 이유가 있을 테이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오롯이 당사자가 질 수밖에는 없는 것이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내게 그럴, 선택을 강요할 자격은 없는 것이니까.

   



김제동의 작은 눈과 드러난 잇몸이 좋다.

나보다 어리고, 나보다 못생겼지만 그가 좋고 그의 인생을 존경한다.


아! 그의 책 '그럴 때 있으시죠?'도 좋다. 심심할 때 꺼내 읽기 좋은, 편한하게 읽히는 쉽고 재미있는 글이다. 간혹은 영상지원, 음성지원도 된다. 여행길 틈틈히 읽을 거리를 찾는다면 추천한다.


나도 와이프 덕분에 읽을 거리가 생겼다. 고맙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