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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다!_최세진

미혹&Nomad 2017. 5. 21. 20:26

If i can't dance, I don't want to be part of your revolution!


20세기 초 유명한 혁명가이자 아나키스트이자 페미니스트며 작가였던 엠마 골드만Emma Goldman(1869~1940)이라는 사람의 연설문 중의 한 구절에서 따 온 책이름이라고 한다.

 

"만일 내가 춤출 수 없다면, 그것은 나의 혁명이 아니다." 

If i can't dance, it's not my revolution! 

If i can't dance, i don't want your revolution!

If i can't dance, i don't want to be part of your revolution! 


연설 중 여러번 쓰였으나 남아 있는 기록이 없어서 위의 세가지 정도로 전해지고 있다고 하는데, 나는 왠지 마지막 표현이 마음에 든다.



지난 연말 있었던 가족 행사에서 발견한 형 집 책꽃이에 있던 책이다.


회사 출장으로 중남미를 다녀온지 한 두달 밖에 지나지 않은 때였는데, 무심코 열어본 페이지에서 보였던 흔하디 흔한 쿠바의 체게바라 사진이 내 주의를 끌었던 것 같다. 


당시 콜롬비아는 평화협정을 앞두고 있던 상황이라, 방문한 고객사 근처 공터에는 수많은 반군이 텐트를 치고 긴 작대기를 들고 있었고, 그 주위엔 자동화기를 휴대한 정부군들이 모여 있었었다. 


얼핏 쇠파이프를 든 대학생과 골목 구석 곤봉을 들고 있는 백골단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고, 정부군들이 휴대한 자동화기에는 더 무서운 '전쟁'의 기운이 얼핏 돌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두 집단의 거리는 20~30M 거리에 불과했고, 고객사의 출퇴근 시간과 그들과 함께 한 저녁식사자리는 너무나 평온했었다.



그 나라에 50여년간 반군과의 내전이 지속되고 있었다는 사실도, 그 어색했던 풍경이 콜롬비아 평화협정의 일부분이었다는 사실도, 그 당시의 평화협정은 부결되었으며, 1개월 뒤 11월 24일 반군의 서명으로 콜롬비아 산토스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는 사실도 한국에 돌아 온 후 인터넷으로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지구 반대편 나라의 반세기 내전 종식을 위한 반군과의 협정 따위를 자세히 보도해 줄 친절한 언론따위는 없었던 것 같다. 하긴 국내의 대참사도 똑바로 보도하지 않던 시기이었으니 별 기대따위는 없다.



이 책에서 또하나 재미있었던 것은, 미아자키 하야오에 대한 "파시스트가 되느니 차라리 돼지가 되겠다."라는 부분이다. 


내 외장하드에는 여러 어둠의 경로를 통해 모은 그의 대표작들이 저장되어 있다. 모두들 좋아라 하는 '이웃집 토토로', '천공의 성, 라퓨타', '월령공주', '하울의 움직이는 성', '붉은 돼지' 등 말이다.


그런 그가 처음 입사한 토에이사의 입사 동기로 "미 제국주의자들의 디즈니에 대항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했다는 것이나, 내 어릴적 미친듯이 좋아했던 '미래소년 코난'을 만든 사람이었으며, 더욱이 미래소년 코난이 '공산주의 사상'의 만화영화였다는 등등, 내가 몰랐던 야사를 듣듯이 편하고 재미 있게 읽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은 아직 형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당연히 아직 덜 읽었기 때문인데, 이 책이 단락단락 나누어져 있어서 아무때나 편하게 읽기 좋은 반면, 소설처럼 이어지지 않으니 꼭 뒷장이 궁금하지도 않은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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