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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 2 관람기 - 역할 바꾸기|Ft. 조금은 불편한 Short film "Bao"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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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 2 관람기 - 역할 바꾸기|Ft. 조금은 불편한 Short film "Bao"

미혹&Nomad 2018. 7. 27. 17:36

열대야가 2주 이상 지속되고 있는 대프리카다.


무지하게 더운 휴일 딸내미와 영화관을 찾았다.

인크레더블 - Incredibles 2


전편인 인크레더블 1을 워낙에 재미있게 보았던 터라, 나도 딸내미도 1초의 고민도 없이 예매를 결정했다.


집 앞에 있는 롯데시네마 프리미엄으로 고고고


주의) 스포 아닌 스포가 있을 수도 있어요.




1)

영화는 재미있다. 


그럼 끝이다. 영화는 재미있으면 되는 거다. 

액션이건 멜로건 작가주의 영화건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


이 영화는 SF 히어로물 애니메이션이므로 일차원적으로 재미있기가 더 쉬웠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런 종류의 영화가 다 재미있는 것도 아니니.


특히나 막내 잭잭의 귀여움은 녹색 괴물 슈렉에 등장한 장화 신은 고양이의 눈망울보다 더 사람을 유혹시킨다.


잭잭이 너구리 (? - 가디언즈 갤럭시에 나오는 '로켓'을 연상시킨다)와 싸우는 아니 투닥거리는 장면은 이 영화의 스토리와 별개로 보는 맛이 꿀맛이다.


나는 아빠 미소로 딸내미는 누나 미소로 그 장면을 보았을 것이다. 


시쳇말로 개꿀잼이다.


(Incredibles 2 Official Trailer 캡쳐 - https://youtu.be/ZJDMWVZta3M)



2) 

역할 바꾸기


1편이 2004년에 개봉했으니 14년 만에 개봉한 속편이다.


1편과 비교하면... 스토리상 시간상 차이는 없다.

영화는 1편 마지막에 등장했던 언더마이너(Unerminer)와 싸우면서 시작한다. 


슈퍼히어로의 처우는 여전히 사회적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고, 딸내미는 사춘기이고, 아들내미는 사고뭉치이고 잭잭은.... 귀엽다. ㅋ


여차저차 한 배경 스토리가 이어지고 이렇고 저렇게 되어 - 스포일러 자체 검열,


a. '엄마'인 '엘라스틸걸'이 사회생활을 하게 되고 (전업주부에서 히어로 역할을 주로 하니 사회생활이 맞을 것이다) 

b. '아빠'인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사회생활하는 엄마를 대신해서 전업주부 전선에 뛰어든다.

c.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최선(?)을 다 한다.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펌)


패밀리 영화가 다 그렇듯, 액션 히어로물이 또한 다 그렇듯 결론은 해피엔딩이다.


다만, 내 기억에 남는 플롯 하나는 '엄마'와 '아빠'의 역할 바꾸기이다.

이제는 특별히 특별한 이야기도 아니겠지만 영화에서 엄마는 사회생활을 훌륭하게 해내고, 아빠는 아빠대로 주부 역할을 열심히 수행한다.

그리고 그 아빠의 노력을 딸내미 '바이올렛'이 인정해 준다. 정확한 대사가 생각나지는 않지만 그랬다.  


영화는 어떤 이유가 있어서 이런 역할 바꾸기를 넣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새삼스레 다가왔다.



3)

남녀평등은 차이의 인정에서부터!


우리 집은 전형적인 남편이 사회생활을 하고, 아내가 전업주부인 가정이다.

구체적 실천은 못하지만 기본적으로 '남녀평등'을 지지하고 있으며, 페미니즘을 인정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국내 '워매드'의 도 넘은 폭력성까지 가지 않더라도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가해지는 '엄마'와 '딸'의 폭력성이 받아들이기 힘들 때가 있다.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펌)


어디선가 들은 기계적 평등을 내세울 때가 더욱 그러하다.


남과 여의 평등은 그 차이를 인정하면서부터 시작한다고 믿고 있다.


'아내'가 '남편'의 가사 노동의 가치를 무시하지 않고, '남편'이 '아내'의 사회생활을 무시하지 않는 것부터 말이다.


위 문장에서 남편과 아내의 위치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면 아직 남녀평등을 위해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그게 남자건 여자건에 말이다.   



4)

Short Film "바오 - Bao"


본편 영화가 시작하기 전 10분가량 나온 단편이다.


"Bao"는 중국어로 만두의 包子(BaoZi) 또는 보배의 宝 (보통 자녀나 애인을 부를 때 宝贝-BaoBei 라고 부른다, 영어의 sweeteart, Honey 정도 될려나)의 중의어로 쓰였을 것 같다.



장년 혹은 노년의 중국 부부가 외로이 만두를 빚던 중, 갑자기 만두가 살아 움직이고 자라서 쭉쭉빵빵한 여친을 데리고 와서 어머니가 만두를 먹어버린다는 엽기적인... 아니 귀엽고 조금은 감동적인 재미있는 단편영화이다.


먹어버린 만두는 노년 부부의 아들로 변해서 여자친구와 함께 외로운 부부를 찾아와 함께 만두를 빚으며 화해의 눈물을 흘리며 끝난다.


문제는 그 아들이 데리고 온 커다란 파란 눈의 금발 여자친구이다.

굳이 왜 아들은 미국인 여자친구를 데리고 온 것일까?


(Pixar BAO Official Trailer 캡쳐)


영화를 본 후 찾아보니 어릴 적 캐나다에 이민해서 성장한 중국 출신 여류 작가(Domee Shi)가 Pixar 사에 입사해서 만든 단편영화라고 한다.


그녀가 중국인이니 주인공이 중국 가족인 것 오케이, 하지만 왜 동양인 여자친구가 아닌 누가 보더라도 미국인인 커다란 파란 눈의 금발인 여자친구여야 했을까?



누구는 중국인 가족이 찢어진 눈으로 그려져서 오리엔탈리즘을 느끼기도 했다고 하니... 역시 감동적으로만 보기엔 씁쓸한 건 어쩔 수 없겠다.



5)

덥다


비가 이렇게 아쉽고 그리웠던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시원한 소나기가 한 번 내렸으면 좋겠다하며' 일기예보를 쳐다 보지만,


"내일은 오늘보다 더 덥겠습니다."라는 저주 같은 멘트만 연일 이어지고 있다. .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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