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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를 위한 만가|ft.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본문
K를 위한 만가|ft.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휘버스)
친구들은 K가 초등학교때 우리 옆 집에서 그의 누이와 함께 자취를 했다고 했다.
K가 살던 동네는 애법 외진 곳으로 당시 국민학교 3학년까지만 운영하는 분교가 있었고, 4학년 부터는 우리동네 본교로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첫짼지 둘짼지 동네 농협에 다니는 누나가 있었고 그 누이와 같이 자취를 했었다고...
내 기억력이 너무나 나쁜 것인지 몇몇 친구들의 기억력이 뛰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그랬다고 했다.
1)
내가 기억하는 K와의 첫 장면은 우리집 아랫채 골방에 모여 잡담을 하던 모습이다.
중학교때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사랑방 역할을 하던 우리집 아랫채에는 겨울 밤마다 친구들이 모여 들었다.
지금 처럼 PC방도, 만화방도 없던 시절이었기도 하지만 조그만 면소재지일 뿐인 산골 동네에 중삐리들이 모여 놀만한 공간이 없었다.
그날도 중구난방 떠들던 중 K가 "월드컵, 프로스펙스 같은 브랜드 신발을 신고 싶다"고 했고 친구들은 철없는 소리라고 구박을 했던 것 같다.
당시부터 멋부리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다.
작지만 웃는 눈을 가진 나만큼이나 조그만 체구의 귀여운 친구였다.
고등학교 때인가, 여름날 한 번은 친구들과 수박 서리를 가기도 했다.
목표는 다름아닌 K의 수박 밭.
K는 우리를 자기네 수박밭으로 안내하고는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망을 봤다. 차마 자기네 밭에 친구들을 몰고가서 선두지휘하며 같이 서리를 할 수는 없었으리라.
그때의 수박이 잘 익었었는지, 맛은 어땧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2)
K를 보내러 가는 길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친했던 친구들 중에는 처음이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믿고 싶지 않았고 또 믿기지 않아서 였을 것도 같다.
퇴근 길에 가서 인사만 하고 오려고 했다.
장례식장이 회사와 가까웠다.
'대구보훈병원 장례식장'을 네비에 검색하고 최대한 천천히 갔다.
조문을 하고보니 소주 한 잔은 따라줘야 할 것 같아서 친지들 밖에 없는 장례식장 구석에 앉아 혼자 멍하니 소줏 잔을 비웠다.
진짜 한 병만 마시고 친구를 보내주려 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장례식장엔 친구들이 가득했고 나는 그와의 기억을 자랑하고 있었다.
나는 그래도 그 놈이랑 기차여행도 했다!
3)
십 여년 만에 다시 만난 K는 예전의 멋부리기 좋아하던 웃는 눈의 친구는 아니었다.
쌀쌀한 바람이 부는 추석 명절에 자전거를 타고 고향집으로 찾아왔었다.
앏은 티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지만 추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소식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꺼리낌없이 반가워하고 긴시간을 보내기는 어려웠다.
이 후에는 거의 전화 통화만 했다.
통화시간은 길어야 일 이분, 내용은 더할나위 없이 간단했다.
항상 K가 전화를 했었고 나는 단답형으로 대답했다.
친구야, 어디고? 밥은 묵었나? 나는 커피숍이다. 보고 싶다, 나중에 꼭 함 보재이...
K는 군대에서 병을 얻어 나왔다.
사고로 머리를 다쳤다는 얘기도 있었고, 힘든 내무반 생활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어쨓던 군대는 K로부터 정상적인 사고능력을 앗아갔고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고 말았다.
대입 학력고사를 치른 날 K가 내 자취방으로 찾아왔었고, 그날 밤 우리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기차 여행을 떠났다.
천안에서는 보해(보배였던가)소주를 마셨고, 강릉에서는 영월소주을 마셨다.
서울 청량리에서 강릉가던 통일호에서 나는 의자 사이에 신문을 깔고 잤고, 멋쟁이 K는 검은 코트를 더럽힐 수 없었던지 끝내 눕지 않았다. 기차 안에서 해돋이를 보았던 것 같기도 하고..
경포대에서 시퍼런 두 청춘은 멋없이 사진만 찍어 댔었다.
어디서 생겼는지 모를 하얀 목도리도 그 여행에서 잃어버렸을 것이다.
5)
가버린 친구에게 바침 (휘버스)
(https://youtu.be/qi3olYgtSbY)
하얀 날개를 휘저으며 구름사이로 떠~오네
떠나가버린 그사람의 웃는 얼굴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사라져 버린 그~ 사람
다시는 못올 머나먼길 떠나갔다네
한없이 넓은 가슴으로 온세상을 사랑하다
날리는 낙옆따라서 떠나가버렸네
울어봐도 오지않네 불러봐도 대답없네
흙속에서 영원히 잠이 들었네
어울리지 않게도 십 대였던 그 때 많이도 같이 불렀었다.
K를 위하여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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